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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섭 Sim Moon-seup

그림은 내재적 장소성에 의해 스스로를 규정하는 형식으로 성립된다.
그림은 조각과 달리 주변 공간의 여향을 받는 일이 드물어 독립국처럼 고고하게 존재한다.
그림을 관람하는 측도 독립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림 자신도 자주성을 존중하며 이 양 측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나는 그림에 담긴 깊이, 애매성, 리얼리티, 허구성 같은 풍부한 조형성 이야말로 바다의 생리를 닮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캔버스라는 사각 틀 위의 그리는 행위에 의해 사라지거나 덮여버려 찾아내기 어려운 무엇이 한층 더 깊게 드러나길 바란다.
감추는 것과 드러내는 것을 반복하며 붓을 들고 긋기를 계속하는 행위는 끌로 나무를 내려치던 일처럼 낯설지 않다.

나의 그림에는 드로잉의 에너지와 드로잉의 리듬이 어느 곳으로부터 다른 어느 곳으로 나아간다.
이때 드로잉에 실려 뻗어 나가는 운동성은 상호 흡수되거나 순환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충돌됨으로써 또 다른 의미를 만들어간다.
고정된 틀을 벗어나는 자유로움은 마치 밀리고 밀려오는 파도처럼 연속성을 드러내고 있다.
나는 살아 있는 물고기처럼 퍼덕이는 생동감으로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의미의 흐름을 담아내고 싶다.
대상을 표현하면서도 그 의미도 새롭게 만들어 재현 너머의 세계까지 그려내고 싶다. 나에게 그림은 사각 틀 속에 갇혀 있는 사물이 아니다.

“나는 살아있는 물고기처럼 퍼덕이는 생동감으로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의미의 흐름을 담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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