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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훈 Lee Ki-Hoon

학력
2016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전공 박사과정, 수료, 서울
2007 한성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전공 졸업, 서울
2005 한성대학교 회화과 동양화전공 졸업, 서울

개인전
2019 ANTI ROMANCE, 갤러리한옥, 서울
          목림림 독락임장(木林林 獨樂林藏), 갤러리 NAO, 서울
          ANTI ROMANCE, 갤러리 17717, 서울
2016 목림림 독락임장(木林林 獨樂林藏) : 파상산의(破像散意), 서진아트스페이스, 서울
2014 목림림 독락임장(木林林 獨樂林藏) : 내 집 앞이 더 좋다, 갤러리 DOS, 서울
2013 목림림 독락임장(木林林 獨樂林藏) : More recognition than understanding, SPACE CAN Beijing, 북경
2012 목림림(木林林) : The information for Self-contradiction, SPACE DA 갤러리, 북경 
2011 목림림(木林林) : The simple logic, 가회동60 갤러리, 서울 
2010 목림림(木林林) : Tree complex, MK2 Art Space, 북경       
2009 풍경에 대한 집착, 관훈갤러리, 서울             
2009 풍경에 대한 집착(문예진흥원지원), 갤러리 꽃+인큐베이터, 서울             
2006 수묵유운(水墨有韻), 백송갤러리, 서울  

수상
2004 제35회 전국대학생 미술전시회 금상, 대구예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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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지금 상대방에게 어떤 정보든 전달할 수 있다면, 그래서 “그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면 바로 옆, 누군가에게 ‘오른쪽’을 설명해 보길 바란다.  


「영화 ‘행복한 사전(2013)’에서는 오른쪽에 대해 “서쪽을 봤을 때 북쪽의 방향. 책을 넘길 때 짝수 페이지. 숫자 10에서 0의 위치.”라고 정의하는 장면이 나온다. 국어사전에서는 오른-쪽 : 명사. 북쪽을 향했을 때의 동쪽과 같은 쪽. 오른편. 바른쪽. 바른편. 우면(右面). 우방(右方). 우측(右側). 우편(右便). 이라 정의하고 있다. 누구는 “오른쪽을 정의해 보아라.”라고 했을 때 그냥 자신의 오른쪽을 쳐다본다. 
 이처럼 누구나 알고 있을 거 같은 ‘오른쪽’을 이해하려면 오른쪽과는 전혀 상관없는 수십 개의 단어를 나열해야 할지 모른다. 만약 사람들에게 어떤 한 가지를 이해시키고자 한다면 또는 나와 다른 한사람이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사실 많은 단어들을 말해야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각각의 단어를 검증하며 적절한 비유나 예시를 들어야 할 것이다.
 간혹 누군가와 이심전심(以心傳心)의 경험이 있다면 단지 우연이거나 자신만의 착각일 수 있다.
ANTI ROMANCE 작업노트. 2019 

 
 일상 속 개인만의 경험, '철학・예술・종교' 같이 동시대가 공유하거나 혹은 그렇지 않은 가치관, '오른쪽'처럼 지극히 평범한 사실들을 자의적 언어습관으로 설명함으로써 벌어지는 '객관적인 사실과 각자만의 사실의 간극‘에서 착각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도 착각쯤은 그리 큰일은 아니다. 그게 기억이든 사실이든 누구나 “아 그때 그거.” 정도로 넘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뭐 대수라고. 언어습관처럼 또 다른 습관은 쓰지도 않는 물건을 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낡고 망가져서 방치한 물건 속에 내가 미처 떠올리지 못하는 기억이나 감정이 저장되어 있고, 과거의 기억을 착각 할 때 사실을 증명하는 단서라 상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놔두면 언젠간 쓰겠지”라는 평범한 핑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지 요즘 사진이나 음악, 영화는 스트리밍으로 언제나 듣거나 볼 수 있지만, 자주 꺼내 보지도 않으면서 외장하드에 실제 물건도 아닌 파일을 저장해 모아두고 있다. 예전 사진앨범이나 음악CD, 영화DVD를 책꽂이에 진열했을 때처럼 ’기억에서의 버릇‘으로 마치 소유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ANTI ROMANCE’는 '언어로 인한 착각, 왜곡‘에 대한 장면을 재구성하는 작품이다. 객관적 사실과 ‘알고 있다! 기억하고 있다!’ 라고 믿는 착각 사이사이 간극에 ’언어’를 상징하는 오브제로 채워 넣어 ’사실에 가장 가까운 착각‘으로 재구성(재생)하는 것이다. ‘착각’은 시간・기억・장소・사건・상황・역할 등 수많은 반복과 결정, 결과에서 내가 위치한 현재를 인지할 수 있게 하는 질문이다. 그러면서 “현재 자신에게 무엇을 물어봐야 하는지"자신에 대한 정보이기도 하다. 

 오브제를 나열하며 과거 기억 속 사실로부터, 착각으로 이어져 오게 된 현재를 쫓아다닌다고 생각했다. 철썩 같이 믿고 있었던 기억들이 허구처럼 느껴지고, 마치 텅 빈 공간 속에서 오브제들이 어떠한 사실을 증명하는 단서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기억하고 있다고 믿는 사실 그래서 ’현재’란 개인의 언어선택과 습관에 의해 이미 왜곡되고 나한테만 유용하게 작용하는 착각에 의해 실제처럼 만들어진 것이라 전제하더라도, 기억을 다시 언어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오브제’라는 단서들을 모아 가장 사실이라 믿는 순간을 재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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