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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내일에게 _ 사유의 시간

  • 전시기간 21.07.07 - 21.07.12
  • 전시장소 인사아트센터
  • 전시작가 신건우, ADHD(김영은, 김지하), 강기훈, 다니엘 경, 서완호, 유민혜, 최혜란

2021 전국청년작가 미술공모전을 개최하며
 
대한민국의 문화예술발전과 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 재단은 국내 유망한 미술작가들을 발굴, 육성하기 위해 매년 전국청년작가 미술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지속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문화예술활동이 위축되어 있는 상황에서도 많은 분들이 공모전에 참여해주셨습니다. 이번으로 5회째를 맞은 전국청년작가 미술공모전에는 총 726명의 작가들이 참여하였으며, 이들 중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21명의 작가를 선정하였고, 작품실물 심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예술성과 독창성이 돋보인 7명의 작가를 수상자로 선정하였습니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회화 작품뿐만 아니라 조소 및 사진, 미디어 작품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기법과 소재를 활용한 작품들이 치열하게 경쟁하였으며, 그 결과 대상 신건우, 우수상 ADHD(김영은, 김지하), 선정작가상 강기훈, 다니엘 경, 서완호, 유민혜, 최혜란 작가가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재단은 공모전 시상으로 끝내지 않고 전문가 컨설팅 및 평론 매칭, 전시지원 등 재능 있는 작가들의 꾸준한 작업 활동과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이번 공모전에 함께해 주신 모든 작가들과 아낌없는 후원과 협조로 공모전을 빛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02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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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김미진(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교수)
 
국내 젊은 작가들의 다양하고 새로운 시선을 통해 국내 시각예술의 새로운 미래를 확립하며 문화예술발전의 후원자가 되기 위한 취지의 남도문화재단의 2021 전국청년작가 미술공모전은 코로나19 상황임에도 총 726명의 작가들이 지원을 하였다. 지난 4회를 진행하는 동안 사실적인 회화 중심의 작품들이 수상작들로 선정이 되어 어느 정도 공모전의 정체성이 정해지고 있는 듯하다. 공모전 최종 심사는 미술현장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위원으로 구성되어 공모공간에 출품된 원본 작품들과 포트폴리오, 자료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각각 평가하고 본부에 제출하였고 이를 재단에서 공정하게 집계한 후 대상 1명, 우수상 1명, 선정작가상 5명을 선정하였다.

올해 수상작가들 대부분은 초현대사회의 현실을 직시하며 예술과 삶의 근원적인 부분과 새로운 현상에 대해 섬세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며 소통의 감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작품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의 환경은 작가들에게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으며 예년에 비해 2021년은 가상공간과 디지털 매체를 다루는 작가가 수상에 포함되었다는 점이 향후 현대미술 장르의 다양성으로 청년작가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대상으로는 신건우의 <까마귀의 시련 (Crow’s ordeal)>이 선정 되었다. 신건우는 인물과 주변의 환경이 시공간적으로 얽혀있는 형태를 부조와 회화장르를 혼재하며 초현실적 화면을 구성하여 신선한 충격을 준다. 구약성서의 외경(外經)에 등장하는 유디트와 적장 홀로페르네스와의 관계를 서사시처럼 풀어낸 작품이다. 노老 여인이 칼로서 유디트를 처단하는 장면과 그녀의 젊은 시절을 연상시키는 인물들을 연결하여 악의 처단이라는 목표를 성사시킨다. 부조로 표현된 수많은 도상들은 각각 드라마의 인물처럼 스토리를 안고 있어 화면을 집중하게 한다. 여전히 존재하는 선과 악, 사회적 관습, 시스템을성찰과 반성의 반복을 경험한 노 여인의 심오한 시선을 따라가면 단단하고 굵은 팔로 결국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등장한 인물의 다양한 시선들은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우수상으로 ADHD(김영은, 김지하)의 가 선정되었다. ADHD(김영은, 김지하)의 미디어 인스톨레이션 작업은 우주 시간 공간 생명을 주제로 자연계를 이루는 자체 조직화와 자기 유사성, 프랙탈을 종이접기라는 아날로그형태 제작 방식에 전기 기계 장치를 접목하며 표현한 것이다. ADHD(김영은, 김지하)는 건축, 미디어, 음악 등 다양한 매체를 실험하는 단체로 주로 가변적 매체와 형태의 실험을 통해 공감각의 확장을 이끌어 내며 관람객이 공간 안에서 다양한 감각을 체험하고 소통하는 작업을 주로 하는 그룹이다. 기계적인 작동, 관객의 움직임, LED의 빛은 거울 표면에 반사되면서 실재 세계와 가상은 더욱 혼돈되며 새로운 시공간의 감각을 경험하게 한다.


  
  
강기훈의〈 빛-대추 2021-3〉은 병속에 들어 있는 대추를 극사실기법으로 그린 회화다. 유리병과 유리잔은 수평적으로 위치하며 그 속에 들어 있는 대추는 유리라는 외부환경에 둘러싸여 형태의 왜곡과 굴절, 색채의 변화를 갖게 된다. 투명유리잔 속에 들어 있는 대추는 빛의 반사와 미세한 외부환경 때문에 바깥의 생기 있는 대추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는 삶에서 많은 진실과 일루젼을 마주하게 된다. 또한 그 경계의 불확실성에서 고민하며 공존한다. 작가는 이런 일상의 순간들을 극사실적기법으로 섬세하게 표현하며 회화와 삶을 치열하게 분석한다.


  

다니엘 경의 는 중세교회의 이미지를 배경으로 그 앞에서 꿈틀거리는 장어를 핑크빛 톤으로 설치한 작업이다. 우리는 상상 혹은 가상 그리고 믿기 힘든 또 다른 미지 세계에 대한 것을 깊은 내면과 조우하며 때로는 실상으로 만나는 경험을 하곤 한다. 깨어있는 감각은 구름, 바다, 자연 같은 우리 주변의 환경에서 이런 징표를 보게 한다. 이 작품의 통 감각으로 움직이는 장어같은 바다 속 생명체와 이상적 기호로만 존재하는 교회 이미지는 핑크색의 상징과 함께 주변 긍정의 에너지를 빨아들여 시공간을 생명력으로 활기가 넘치게 변화시킨다.


  

서완호의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는 울창한 숲속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을 그린 그림이다. 숲은 어둡고 울창하며 알 수 없는 낯선 세계처럼 보이고 흰 옷의 무리들은 관광객인 듯 숲 속에서 길은 잃어 어떻게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지에 대해 의논하며 불안해하는 듯하다. 곧 태풍이 올 것 같은 환경과 그 현실 안에서 길을 잃은 연약한 현대인들의 불안한 심리는 흔들리는 붓 터치와 주조색의 대비로 우리에게 즉시 전달된다.
 

유민혜의 <예리하고 고도로 능동적인>은 흰 종이 위에 꼴라주와 드로잉으로 표현한 작품의 연작이다. 잡지를 섬세하고 예민한 색채와 비정형의 형태로 찢거나 잘라 구성한 화면 위에 날카롭고 정교한 선으로 정리된 드로잉은 그 자체로 새로운 공간의 조형감각들을 보여준다. 면과 선의 구성과 흐름은 절제되면서도 자연스럽고 세련된 조형성으로 때로는 시각을 뛰어넘는 음악적 리듬감을 느끼게 한다. 이미지의 부분에서 보이는 현실적 실상의 흔적과 예리하거나 불규칙적으로 찢긴 색채 덩어리는 구상과 추상의 날카로운 대립을 만들고 드로잉만이 가질 수 있는 초감각을 실험한다.


  

최혜란의 은 백화점 쇼윈도 안의 화려하게 연출된 모습, 그것을 뚫고 들어갈 정도로 몰입해 보는 아이들, 거리를 두고 바라보고 다니는 사람, 외부 풍경 그리고 누군가 들고 있었던 것 같은 실체를 알 수 없는 애니메이션이 그려진 풍선 이미지 등 의 여러 장면들이 레이어로 혼재된 그림이다. 현대 소비의 세계는 욕망과 맞물려 끝없이 구속하고 광폭하는 체계 속에 있다. 유리창에 거리를 두고 비춰진 대중, 쇼윈도에 몰입하는 사람들, 심지어 마네킹에 오버랩 된 인물은 허상을 쫓고, 아이러니하게도 애니메이션 풍선 속 돌고래와 뽀로로의 시선은 현실의 관람객과 마주하며 이 시대의 화두인 소비와 욕망에 관해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