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hink Big!

  • 전시기간 23.07.28 - 23.08.26
  • 전시장소 아트스페이스 호화
  • 전시작가 김재용

아트스페이스 호화는 김재용 작가의 개인전 《Think Big!》을 개최한다. 김재용은 도넛이란 보편적 형태를 캔버스 삼아 화려한 색채와 풍자, 해학의 코드를 담은 발상의 전환으로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다층적인 삶의 지표들을 드러낸다. 작가의 작업은 도자와 조각이라는 고전적인 매체를 기반으로 한다. 동시에 색에 대한 깊은 탐구가 드러나는 파격적인 배색과 스테인리스 스틸,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거울 등 다양한 재료로 다채로운 무늬와 패턴으로 표면을 처리하는 현대적인 표현 방식은 역설적으로 상보와 상반의 관계를 투영한다. 이번 전시 《Think Big!》은 작가가 현재라는 시간에 멈춰 근시안적으로 삶을 바라보기보다는, 크고 넓은 관점과 긍정적인 태도로 삶을 전유하길 바라는 메시지를 도넛 작업을 통해 심미적으로 함축한다. 
 

김재용의 작업에서 주목해야 할 요소는 탈구축성이다. 도넛이란 자체적인 형태의 제약과 한계를 넘어서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없는 영역을 끌어들여 화면을 확장한다. 도넛 테두리 속 갇힌 다채로운 조형적 요소들을 전복시키고, 새로운 외부의 영역의 것들로 변주해 관람객들의 감각과 상상력으로 작업을 다시금 재구성한다. 작업은 크게 도넛이란 형태가 유기적으로 관통하지만, 김재용의 다층적인 문화적 토양과 끊임없는 정체성에 대한 탐구가 연작마다 새롭게 전치되어 구현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치 작가의 머릿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초현실적인 느낌의 공간이 맞이한다. 입체적인 도넛 작품과 벽면에 붙여진 평면 도넛 이미지들이 서로 유영하며, 새로운 의식적 환영의 세계로 들어서게 된다. 이번 전시의 중심인 시리즈는 1m 남짓의 거대한 크기가 생경감과 이질감을 불러일으키며, 매끄러운 표면의 강렬한 배색과 크리스털 장식, 다채로운 패턴과 무늬가 또 다른 구조, 형상, 윤곽을 만들어내면서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시공간 속 초월적 경험을 선사한다. 한편, 시리즈에서는 여러 크기의 화려한 조각들과 거울에 비춰 반짝이는 이미지들이 작가의 자아를 투영할 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에게 기쁨과 슬픔, 불안 등 복합적인 감정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각적 유희를 만들어 낸다. 

작가의 실험적인 시도와 다양한 문화권에서의 이례적인 경험들은 특히 시리즈에서 정제되어 드러난다. 작업은 한국 전통 요소 작업을 끌어들인 청화 채색 기법을 차용해 카펫과 한국 민화에서 선별한 이미지 수십 개를 재구성해 청화 유약으로 그려내는데, 이는 작가의 한국적 정체성을 찾는 시도뿐 아니라 동서양의 문화의 하이브리드라는 주제를 전개한다.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는 고체화된 상태의 안정성을 비판하고, 하나에서 다른 존재로 되는 유동적인 변화의 내재성에 주목했다. 같은 맥락에서 김재용은 작가가 그래왔듯 각자의 존재가 흐르는 시간 속에 부유하면서, 타인과 함께 사유하는 과정을 거쳐 내면에 자라나는 각기 다른 형태의 아름다움과 자부심을 지각하길 바란다. 전시 《Think Big!》은 작가 특유의 이러한 예술적 사유가 관람객들과 맞닿아 새롭게 피어나는 자전적 변화의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Jae Yong Kim, Baby Blue XXL 023, F.R.P, Urethane Paint, Crystals, 100x100x38cm, 2020



Jae Yong Kim, Devil Donut is Hot!, Stainless Steel, Mirror Finish, 100x120x36cm, 2021




Jae Yong Kim, Growing Up @ East and West, Ceramic, Under glaze, Cobalt Oxide, Glaze, 135x132x3.8cm, 2018




Jae Yong Kim, You Did Well Devil Donut!, Stainless Steel, Mirror Finish, 66x47x22cm,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