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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현 Cheong Ji-Hyun

학력
2005 영남대학교 일반대학원 한국회화과 졸업, 대구
2012 영남대학교 한국회화과 졸업, 대구
 
개인전
2021 One Way 상업화랑, 서울
2020 On Going 퍼블릭 스페이스 우민, 청주
2018 그 사람들 포항시립미술관, 포항
2017 무명의 사건들 포네티브 스페이스, 파주
 
전시이력

2022 Social Reflection 예술상회 토마, 대구
2022 UNSEEN 문래예술공장, 서울
2021 평평-팽팽 : 경계를 넘어 아트포럼리, 부천
2020 교차된 시선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20 단원 잇다. 단원미술관, 안산
2018 Hello Contemporary Art! 봉산문화회관, 대구
 
수상
2020 광주화루 최우수상
2018 단원미술제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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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단지 밤을 그려보고 싶었다. 밤은 선택적으로 보이는 시간이다. 인공적인 빛에 의해 선택된 풍경들, 이 도시는 나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드러내고 싶었다. 가장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놀이공원이다. 하수구 관 모양 혹은 내장이 비비 꼬인 듯한 모습의 미끄럼틀, 시간의 흔적을 담고 있는 피터팬, 죽음을 앞둔 전쟁포로처럼 생기를 잃고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풍선, 동전을 갈구하는 다양한 모양의 기구들, 플라스틱 전쟁 도구들이 그것이다. 매끄러운 표면과 밝고 화려한 색으로 가려져 있던 모습들이 드러나면서 다가서기 힘들게 만든다.
 
새벽 시간에도 어김없이 북적이던 시내는 코로나로 인해 인적이 드물다. 문 닫은 가게의 쇼윈도가 드문드문 거리를 비추고 있다. 식어버린 도시, 분출할 수 없는 사람들의 욕망이 갈 곳을 잃고 화려하고 지저분하게 압축되어 있다. 적막한 쇼윈도는 식어버린 사람들의 욕망을 보는 듯하다.
 
풍경과 그것이 의미하는 관계를 도식적으로 그려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초점이 맞지 않는 안경을 낀 것처럼 거리 조절이 쉽지 않다. 정착되지 않는 목탄에 물을 뿌려가면서 작업한다. 감도가 높은 필름처럼 흩어져 있던 가루들이 모여 점이 되거나 흘러내린다. 공들여 그린 흔적들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묘한 쾌감이 있다.

오래되고 반복된 질문 속에서 해답을 찾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다만, 비슷하더라도 매번 다르게 대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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